<해시계>
해시계는 지구의 자전에 의하여 물체의 그림자가 이동하는 것으로부터 시간의 경과를 측정하는 장치이다. 초기에는 수직으로 세운 막대나 기둥이 지면에 드리우는 그림자의 이동을 살펴서 시각을 측정했다. 구약성서 《열왕기하》 20:10∼11에 나오는 일구(일귀)도 해시계이며, 또 고대 이집트의 신전(神殿)의 입구에 세워진 오벨리스크도 같은 구실을 하였다. 이들의 원형은 그노몬(gnomon)으로, BC 6세기의 아낙시만드로스가 발명한 것이다. 메소포타미아에는 폴로스라고 하는 해시계가 있었는데, 이것은 연직(鉛直)으로 세운 막대 바로 아래에 막대길이와 같은 반지름의 반구(半球)를 놓아 만든 것으로, 반구 안쪽에 새긴 가로·세로의 눈금으로 막대의 그림자를 재도록 되어 있었다.
이집트는 해시계를 BC 10세기∼BC 8세기부터 만들었는데, 연직막대 밑에 눈금용 돌을 놓은 형태로 된 것들이었다. 눈금은 균일하게 새긴 것이 아니고, 계절에 따라 1시간의 크기가 변하는 방식이었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해시계는 그노몬식의 기둥을 수직으로 세워 그 그림자를 보는 형식의 것은 많지 않으며, 지구의 자전축(自轉軸)과 평행한 막대, 또는 판의 가장자리 선의 그림자를 보는 형식의 것들이 많다.
그림자를 어떻게 투영하는가에 따라 팽이형·반원통형·수평형·수직형 등으로 구별된다. 팽이형 해시계는 북극(北極)을 향한 막대의 중간에 원판을 꿰뚫어놓고 그 원판 상에 막대와의 교점을 중심으로 15°씩 눈금을 매겨 막대의 그림자가 원판의 1눈금을 경과할 때를 1시간으로 읽는 것이다. 반원통형 해시계는 원통을 반으로 자른 것을 북극을 향해서 놓아, 단면의 중심에 막대를 원통의 외벽과 평행으로 놓고, 그 막대의 그늘을 원통 내부에 새겨진 눈금으로 읽는 것이다.
수평형 해시계는 한 각을 그 지역의 위도와 같게 자른 삼각형의 상단을 북극을 향하게 하고, 수평의 원판 위에 고정하여 삼각판의 윗가장자리 그림자를 원판상에서 읽게 한 것으로 시각눈금도 계산 또는 작도(作圖)에 의하여 만든다. 이 형은 정원(庭園) 등에 놓는 장식을 겸하여 만든다. 수직형은 건물의 남쪽 벽에 만드는 일이 많고, 1변이 북극을 향한 삼각판의 그림자에 의해 건물의 벽면에 새겨진 눈금으로 시각을 읽는다.
이러한 해시계에 의하여 얻어진 시각은 진태양시(眞太陽時)이므로, 보통 사용되는 평균태양시(平均太陽時)로 고치는 데는 그 값에 균시차(均時差)를 가감해야 한다.